성곡미술관에서 열린 장-마리 해슬리 전시 「그린다는 건 말야」 정보 정리
회화의 의미와 작가의 시선을 중심으로 전시 구성과 인상을 기록한 전시 리뷰

그린다는 건 말야 (What Painting Means)
<전시개요>
- 전시 제목: 그린다는 건 말야 (What Painting Means: Jean-Marie Haessle)
- 주최: 성곡미술관
- 주관: IBLee Institute
- 기획: 이인범
- 후원: 그랜드 하이얏 서울
- 전시 기간: 2025년 12월 16일 (화) – 2026년 1월 18일 (일) / 총 34일
-운영 시간: 평일 및 주말 오전 10시 – 오후 6시 (입장 마감 오후 5시 30분)
- 휴관: 매주 월요일 - 전시 장소: 성곡미술관 1관
- 참여 작가: 장-마리 해슬리 (Jean-Marie Haessle)
장-마리 해슬리 (Jean-Marie Haessle, 1939~2024)
<작가 소개>
장-마리 해슬리 (Jean-Marie Haessle, 1939~2024)는 프랑스 알자스 출신의 프랑스계 미국인 화가로, 정식 미술 교육을 받지 않고 독학으로 예술가의 길을 걸었습니다.
- 독특한 이력: 14세부터 광부로 일하다 병상에서 빈센트 반 고흐의 책을 읽고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 활동: 파리를 거쳐 뉴욕 소호(Soho)를 거점으로 활동하며 앤디 워홀, 장-미셸 바스키아 등 동시대 작가들과 교류했습니다.
- 예술 세계: 팝아트와 하이퍼리얼리티가 주류였던 1970~80년대 뉴욕 현대미술계의 흐름 속에서도 자신만의 확고한 추상회화 세계를 구축했습니다. 강렬한 색채와 폭발적인 붓 터치로 우주, 자연, 인간을 주제로 한 표현주의 추상화를 추구했습니다.
- 주요 평가: 뉴욕 색채 추상주의의 리더로 불리며, 그의 작품은 국제적인 경매 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이번 전시는 표현주의에서 출발해 인간 신체와 기하학 그림에 이르는 그의 전 생애에 걸친 회화 여정을 총체적으로 조망하는 회고전입니다.
장-마리 해슬리의 작품 세계는 시기별로 강렬한 색채와 생동감 넘치는 에너지를 담고 있습니다.
1970년대 초기작들은 기하학적 추상과 유기적 형태가 결합된 양상을 보이며, 당시 뉴욕 소호의 활기찬 예술적 분위기를 반영합니다.
특히 시리즈는 빛과 색의 굴절을 캔버스 위에 폭발적으로 풀어내어 그의 '색채술사'다운 면모를 여실히 보여주는 대표작입니다.
80년대 이후에는 인간의 신체 곡선과 자연의 형상을 추상화한 작품들이 주를 이루는데, 이는 고립된 광부 시절 꿈꿨던 자유에 대한 갈망을 시각화한 결과물입니다.
그의 붓 터치는 정교하면서도 즉흥적인 생동감을 잃지 않아, 캔버스 너머로 생명력을 전달합니다.
말년의 작품들은 더욱 대담한 원색의 대비를 통해 우주의 근원적인 질서와 혼돈을 동시에 표현하며 감정의 극치를 선사합니다.
이번 전시에서는 초기 기하학 추상부터 작고 직전의 대작까지, 그의 60년 회화 인생을 관통하는 핵심 연작들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감상>
해슬리의 전시장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압도적인 색채의 파동이 관람객을 맞이합니다. 단순히 '아름답다'는 표현을 넘어, 캔버스 위에서 색들이 서로 충돌하고 화해하며 만들어내는 에너지는 시각적 전율을 일으킵니다. 광산이라는 어둡고 폐쇄된 공간에서 사투를 벌였던 청년 해슬리가 발견한 '빛'이 어떻게 예술로 승화되었는지 작품의 결마다 느껴집니다. 정식 교육을 받지 않은 독학 예술가로서의 순수함과 뉴욕 현대미술의 최전선에서 단련된 세련미가 공존하는 점이 매우 인상적입니다. 감상자는 그의 작품을 통해 형태의 구속에서 벗어나 오로지 색과 리듬만으로 소통하는 원초적인 경험을 하게 됩니다. 특히 캔버스를 가득 채운 무수한 점과 선들은 마치 살아있는 유기체처럼 움직이며 우리에게 '살아있음'에 대한 경탄을 자아내게 합니다. 전시는 고통스러운 현실을 예술로 극복해낸 한 인간의 숭고한 서사시를 읽는 듯한 깊은 울림을 줍니다. 결국 그의 그림은 '그린다는 것'이 곧 '살아남는 것'이자 '사랑하는 것'이었음을 관람객의 마음속에 조용히 속삭입니다.
<추천>
이 전시는 바쁜 현대 사회에서 감각이 무뎌진 이들에게 내면의 열정을 깨울 강력한 촉매제가 될 것입니다. 특히 자신만의 길을 개척하고자 하는 창작자들에게 독학으로 거장의 반열에 오른 해슬리의 삶은 커다란 영감과 용기를 줍니다. 색채 심리학에 관심이 있거나 추상 미술이 어렵게 느껴졌던 입문자들에게도 직관적인 즐거움을 선사하는 최고의 입문서 같은 전시입니다. 겨울 추위가 한창인 1월, 성곡미술관의 정온한 분위기 속에서 만나는 해슬리의 뜨거운 색채는 몸과 마음을 데워주는 시각적 보양식이 됩니다. 가족과 함께 방문한다면 아이들에게는 색의 무한한 가능성을, 성인들에게는 삶의 역경을 예술로 바꾼 한 예술가의 지혜를 선물할 수 있습니다. 미술관이 위치한 경복궁 인근의 고즈넉한 정취와 현대적인 뉴욕 감성의 작품이 만나는 이색적인 조화 또한 관람의 묘미입니다. 2026년 새해를 시작하며 긍정적인 에너지와 예술적 영감을 충전하고 싶은 모든 분께 강력히 추천합니다. 앤디 워홀과 바스키아의 동료였던 그의 작품을 통해 70-80년대 뉴욕 예술의 정수를 한국에서 직접 확인할 기회를 놓치지 마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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